작성일
2024.04.07
수정일
2024.04.07
작성자
김효정
조회수
19

바이러스 진단용 항체, 식물 이용해 생산한다

기사: 바이러스 진단용 항체, 식물 이용해 생산한다 | 뉴스 > Bio뉴스 > 동향 | BRIC (ibric.org)

국내 연구진이 주로 동물 세포나 대장균에서 생산하던 구제역 바이러스 진단용 항체를 식물에서 생산하는 데 성공하였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원장 김장성, 이하 생명연)은 식물시스템공학연구센터 조혜선 박사와 합성생물학연구센터 김상직 박사 공동 연구팀이 경제성과 민감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한 식물 세포 기반의 바이러스 진단 항체 생산 플랫폼을 개발하였다고 밝혔다.

향후 다양한 감염병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기반 기술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판단하는 데 널리 이용되는 방법 중 하나가 바이러스 감염 시 면역반응으로 만들어진 항체가 존재하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항체진단용 키트 제작에는 보통 바이러스 항체에 반응을 촉진하는 효소인 과산화효소(peroxidase)를 화학적으로 결합한 시약이 이용되는데, 공정 상 항체와 과산화효소를 따로 생산해야 하고 추후 결합 시 균질성이 낮다는 단점이 있다. 이를 극복하고자 동물 세포에서 과산화효소와 항체를 융합한 단백질 생산이 시도되고 있으나 과산화효소의 활성도가 낮아 민감도 높은 진단 시약에 활용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식물 발현시스템을 통해 과산화효소와 항체를 하나로 융합한 단백질 생산 플랫폼을 개발하였다.

연구팀은 유전자재조합 기술을 이용해 과산화효소로 널리 이용되는 겨자무 과산화효소(HRP, horseradish peroxidase)와 바이러스 항체를 담배류 식물인 니코티아나 벤타미아나(Nicotiana benthamiana)에서 하나의 융합단백질로 생산하였다. 이를 통해 제작한 구제역 바이러스 진단 항체는 기존 동물 세포 기반의 진단 항체보다 100배 높은 민감도를 나타내며 경제성 있는 진단 항체 단백질 생산기술로서의 활용 가능성을 높였다.

연구책임자인 조혜선와 김상직 박사는 “기존 항체와 과산화효소를 화학적으로 결합하는 방법보다 경제성이 높으면서도 높은 진단 활성을 지녀 상당한 이점이 있다.”라며,  “향후 질병 진단용 시약 개발과 생화학, 분자생물학 등 다양한 기초연구에서 활용되길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식물학 분야의 세계적인 저널인 Plant Biotechnology Journal(IF 13.8) 2024년 1월호에 게재되었으며, (논문명 : Plant-derived foot-and-mouth disease virue antibodies fused to horse radish peroxidase are efficient diagnostic reagents / 교신저자 : 조혜선, 김상직 박사 / 제1저자 : 박현지 선임연구기사)

과기정통부 중견연구사업과 생명연 주요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되었다.


연  구  결  과  개  요

□ 연구배경

 ○ 최근 사람뿐 아니라 가축들의 바이러스 감염병이 다양화되고 급속하게 퍼지는 문제가 있어 감염병의 조기 진단은 매우 중요하다.

 ○ 바이러스에 감염된 개체의 진단이나 감염 예방을 위한 백신 투여군의 면역 효과를 확인하는 방법으로 경쟁 ELISA(Competitive Enzyme-Linked Immunosorbent Assay) 방식을 이용한 혈청 항체진단법이 널리 이용되고 있다. 

 ○ 이 방법은 바이러스 감염이나 백신 투여로 만들어진 바이러스 항체의 혈액 내 존재 여부를 혈중 바이러스 항체에 의한 시약용 바이러스 항체의 바이러스 항원결합 저해 정도를 ELISA 방식으로 검출하는 방법이다. 이때 사용하는 시약용 바이러스 항체는 바이러스 항원 단백질에 특이적인 항체에 과산화효소(HRP, horse radish peroxidase)를 화학적으로 결합해 놓은 형태가 대표적이다.

 ○ 화학적 접합방식을 통한 항체-HRP의 제조는 각각 두 개의 단백질을 따로 발현하고 정제해서 준비해야 한다는 점, 그리고 일반적인 화학적 접합방식은 항체와 HRP 접합비율이 균일하지 못한 산물을 만든다는 점 등의 단점이 존재한다.

 ○ 이에 동물 세포 발현시스템 등에서 항체와 HRP를 유전적으로 연결한 융합단백질 형태로 발현하고자 하는 시도가 있었으나 단백질 자체의 발현은 성공적이었으나 HRP의 활성이 매우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본 연구에서는 식물발현시스템을 이용하여 구제역 바이러스 진단용 항체를 HRP와의 융합단백질 형태로 생산하고자 하였고, 이는 항체-HRP 제조공정의 단순화와 이에 따른 생산 비용적인 측면에서도 이점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 연구내용

 ○ 본 연구팀은 구제역 바이러스(Foot-and-mouth disease Virus; FMDV)의 신속한 현장 진단에 필요한 FMDV 항체 진단 키트용 고 민감도의 HRP 융합 항체를 식물발현시스템을 이용하여 개발하였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에서 주로 발생 중인 FMDV의 혈청형인 O형 및 A형에 대하여 각각의 혈청형에 특이적인 항체 각 1종씩 그리고 두 혈청형에 모두 특이적인 항체 1종, 총 3가지의 항체를 HRP가 융합된 형태로 식물에서 발현시켰다. 또한, 비교를 위하여 이와 동일한 서열을 가진 HRP 융합 항체를 동물 세포인 CHO 세포에서도 같이 발현시켰다.

 ○ 식물 세포와 동물 세포에서 정제하여 얻은 각각의 항체들을 ELISA 분석을 통해 확인한 결과, 동물세포 유래 항체에 대비하여 식물유래 항체에서 매우 높은 검출 값이 도출되었고 이는 동물 세포 유래 항체가 항원과 결합을 못하는 것이 아니라 HRP 효소 활성에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었다.

 ○ 동물 세포에서 발현된 HRP와 식물유래 HRP의 활성 차이는 HRP 단백질이 효소로서 기능에 필수적인 금속 헴(heme)과의 결합력에 기인한다. 동물 세포 발현 HRP는 식물 세포 발현 대비 약 20% 수준의 낮은 헴 함량을 보여주었다.

 ○ 실제 구제역 바이러스 진단용으로서 HRP 융합 식물 항체의 기능을 확인한 결과, 고가에 판매되고 있는 기존 FMDV 항체 대비 더 높은 진단 특이성을 나타내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 연구성과의 의미

 ○ 식물에서 최초로 구제역 바이러스 조기 진단용 항체 개발

  - 기존에 동물 세포나 대장균에서 주로 생산해오던 구제역 바이러스 진단용 항체를 식물에서 최초로 생산함. 특히 구제역 바이러스의 진단용 항체 중에서 HRP가 융합된 형태의 조기 진단용 항체는 최초 개발임.

 ○ HRP가 융합된 항체 생산은 식물유래 항체가 가질 수 있는 가장 큰 장점으로 감염병 진단용 항체 외에도 생명공학 분야 분자생물학 실험에 널리 이용되고 있는 모든 항체 생산에 적용 가능할 것으로 예상함.


연  구  결  과  문  답

이번 성과 뭐가 다른가

1. 식물세포 발현 상용화 호스래디쉬 과산화효소의 활성 우수성을 확인

2. 과산화효소의 동물세포와 식물세포 발현 시 헴 결합력이 크게 차이를 보임

3. 식물발현 바이러스 항체 단백질의 생리활성 측정

어디에 쓸 수 있나

1. 감염병 진단 시약 개발에 활용

2. 생화학, 분자생물학 분야 HRP 효소 활성 이용 산업에 활용

실용화까지 필요한 시간은

이번 연구결과를 특허등록 중이며, 식물발현 재조합단백질 생산성 증대 및 대량 생산에 대한 체계화 계획이 수립되면 실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사료됨

실용화를 위한 과제는

실용화를 위해서는 식물 세포가 갖는 재조합 단백질의 낮은 발현량을 극복할 수 있는 최적 발현시스템 구축이 가장 시급하고 중요하다.

연구를 시작한 계기는

본 연구진은 소를 비롯한 주요 가축에서 발병되는 구제역 바이러스 (FMDV)를 신속 진단하고자 혈청형 단일항체를 2021년 개발하였다. 진단 시약으로 개발하기 위해서는 항체 정제 후 항원-항체 반응 감지에 필요한 HRP를 화학적 결합시키는데, 이 단계를 생략하여 효율적인 항체를 생산하고자 구제역 바이러스 항체-HRP 융합단백질을 동물 세포에서 발현을 시도하였다. 하지만 동물 세포에서는 융합단백질의 활성이 낮아, 진단 시약으로 가치 제고가 어려웠다. HRP가 식물 추출 효소임을 고려하여, 동일 HRP 융합 항체를 식물 발현하여 활성 차이를 분석한 결과 100배 이상의 활성이 확인되어 HRP 효소단백질 발현은 두 생물체 간 큰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식물 세포에서는 강한 헴 결합력으로 HRP 활성이 매우 강하다는 사실을 밝힐 수 있었다. 기후변화에 따른 감염병의 조기 진단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으며, 신속한 진단을 위한 효율적인 시약 개발에 기여할 수 있는 원천기술로서의 연구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다.

에피소드가 있다면

연구결과를 세계 상위 수준의 저널에 투고하면 대부분은 리뷰어의 여러 코멘트를 시작으로 리비전을 받게 되는데, 이번 연구결과는 JCR <2% 저널에서 투고 시 3명의 리뷰어 중 2명의 리뷰어가 바로 출판 승인하였고 매우 중요한 연구결과로 적극 추천하여 저에게는 이 논문의 출판과정이 가장 즐겁고 순탄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꼭 이루고 싶은 목표는

앞에서와같이 식물발현 재조합 단백질 생산에는 발현량이 너무 낮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렇기에 고발현 식물발현 시스템 플랫폼을 구축하여 다양한 유용 단백질을 생산하는 식물세포 공장이 산업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신진연구자를 위한 한마디

식물 세포가 갖는 장점을 융복합 연구를 통해 새로운 응용 분야에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사실을 애기하고 싶습니다. 과학을 바라보는 열린 생각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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